* 형제 같은 화음으로 반세기를 관통한 소울 그룹*

정리 = 1950년대 디트로이트의 고등학생 네 명이 결성한 Four Tops는 1960~70년대 모타운(Motown) 사운드의 핵심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리드보컬 리바이 스텁스(Levi Stubbs), 듀크 파키르(Abdul “Duke” Fakir), 오비 벤슨(Renaldo “Obie” Benson), 로렌스 페이턴(Lawrence Payton)으로 구성된 이들은 멤버 교체 없이 43년간 활동한 보기 드문 그룹으로 기록된다.
■ 디트로이트 고교에서 시작된 음악 여정 (1953~1963)
1953년 디트로이트의 퍼싱 고등학교(Pershing High School)에서 ‘The Four Aims’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이들은, 1956년 Chess Records와의 계약을 앞두고 이름을 ‘Four Tops’로 변경했다. 초기에는 RCA Victor, Red Top, Columbia Records 등 다양한 레이블에서 활동했지만, 상업적 성공에는 이르지 못했다.
1963년 Motown과 전속 계약을 맺으며 본격적인 음악 경력의 전환점을 맞는다.


■ 모타운 황금기의 주역 (1964~1967)
Motown 설립자 베리 고디(Berry Gordy)와 작곡가 팀 Holland–Dozier–Holland의 지원 아래, 1964년 발표한 “Baby I Need Your Loving”은 그룹의 첫 번째 빌보드 싱글 히트곡(11위)이자 모타운 대표 사운드의 시작점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어 “I Can’t Help Myself (Sugar Pie, Honey Bunch)”(1965)가 빌보드 핫100 차트 1위에 오르며 그룹의 인지도를 대중적으로 끌어올렸다.
이후 “It’s the Same Old Song”, “Reach Out I’ll Be There”, “Standing in the Shadows of Love”, “Bernadette” 등 연속 히트곡을 통해 Four Tops는 모타운의 핵심 그룹 중 하나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특히 “Reach Out I’ll Be There”는 영국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국제적 성공을 거두었고, 그룹의 대표곡으로 남았다.
■ 변화 속 지속된 활동 (1970~1990년대)
1967년 작곡진 Holland–Dozier–Holland가 Motown을 떠나면서 Four Tops의 히트 곡 생산도 일시적 둔화기를 겪었다. 그러나 1972년 ABC–Dunhill Records로 이적한 후에도 “Keeper of the Castle”, “Ain’t No Woman (Like the One I’ve Got)” 등의 곡으로 성과를 이어갔다.
1981년에는 Casablanca Records에서 “When She Was My Girl”로 빌보드 R&B 차트 1위, 팝 차트 11위를 기록하며 재기 성공을 거뒀다.
1983년 ‘Motown 25’ TV 특별 공연에서 Temptations와 함께한 콜라보 무대는 이들의 전설적 위치를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 멤버 사망과 그룹의 유산 (1997~2024)
1997년 로렌스 페이턴이 사망한 이후에도 Four Tops는 새로운 멤버를 영입해 활동을 지속했다. 이어 오비 벤슨(2005년), 리바이 스텁스(2008년)가 별세했으며, 마지막 남은 원년 멤버 듀크 파키르가 2024년 7월 22일 향년 88세로 별세하면서, 원년 멤버 4인은 모두 역사 속으로 퇴장하게 됐다.
■ 음악적 유산과 평가
Four Tops의 음악은 리바이 스텁스의 파워풀한 바리톤 보컬과 나머지 세 멤버의 정교한 화음 구성으로 특징지어진다. 이들은 단순한 보컬 그룹을 넘어, 팀워크와 형제애를 기반으로 한 집단 정체성을 구축한 사례로 평가된다.
1989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Rock and Roll Hall of Fame)에 헌액되었으며, 2009년 그래미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모타운 레전드 중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멤버 교체 없이 활동한 그룹으로 기록되며, 소울과 R&B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Four Tops는 단지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보컬 그룹이 아니라, 흑인 음악사에서 팀워크와 정체성, 음악적 완성도를 동시에 구현한 보기 드문 사례였다. 모타운의 황금기를 이끌며, 팝과 소울 장르를 연결한 문화적 가교로서 그들의 유산은 지금도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