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록에 분장을 더하다, 무대의 언어가 된 밴드*

정리 = 1973년 미국 뉴욕에서 결성된 하드록 밴드 Kiss는 상징적인 얼굴 분장과 화려한 무대 연출로 록 음악의 새로운 시각적 지평을 열었다. 보컬 Paul Stanley, 베이스 Gene Simmons, 기타 Ace Frehley, 드럼 Peter Criss로 구성된 원년 라인업은 불꽃과 피, 점프와 연기로 무대를 채우며 ‘락앤롤이 하나의 쇼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 캐릭터와 마스킹 콘셉트 – 록에 시각을 입히다
Kiss는 결성 초기부터 각 멤버를 상징하는 고유의 캐릭터 콘셉트를 도입했다.
- Gene Simmons는 혀를 내미는 퍼포먼스와 함께 지옥의 화신을 모티브로 한 “The Demon”
- Paul Stanley는 감성적 리더의 상징인 “The Starchild”
- Ace Frehley는 우주적 존재로 묘사된 “The Spaceman”
- Peter Criss는 고양이에서 영감을 받은 “The Catman”
이러한 캐릭터 콘셉트는 후대 록 밴드들의 퍼포먼스와 비주얼 전략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음악과 비주얼의 결합이라는 록 공연의 새로운 공식을 만들어냈다.

■ 데뷔와 폭발적 인기 (1974–1979)
1975년 라이브 앨범 “Alive!”의 성공으로 Kiss는 본격적인 메인스트림 록 밴드로 도약했다. 이어 발표된 “Destroyer,” “Love Gun,” “Rock and Roll Over” 등은 “Detroit Rock City”, “Shout It Out Loud”, “I Was Made for Lovin’ You”와 같은 대표곡을 낳았고, 이 시기 밴드는 미국 전역과 일본, 유럽을 순회하며 록계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 마스크 해제와 변화의 시기 (1980–1995)
1980년대 들어 Criss와 Frehley가 약물 문제 및 음악적 견해 차이로 잇따라 탈퇴하며, 밴드는 새로운 멤버들과 함께 비분장 시기를 맞는다. 이 시기 발표된 “Lick It Up”은 상업적으로는 성공했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정체성의 혼란을 낳았다.

■ 멤버 간 갈등과 전설의 재결합
Kiss는 내부적으로 수차례 격렬한 갈등을 겪었다. 특히 Gene Simmons와 Paul Stanley가 밴드의 방향성과 상업성에 주도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Frehley와 Criss는 점점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Ace Frehley는 “밴드는 점점 ‘Kiss Inc.’가 되었고, 음악보다 제품이 중심이 됐다”고 지적했고, Criss 역시 콘서트 수익 배분과 관련해 불만을 표출했다. 그 결과 두 사람은 1982~83년까지 모두 탈퇴했다.
그러나 1996년 MTV 주최 언프러그드 공연을 계기로 네 멤버는 극적으로 재결합했고, 전통적인 분장 콘셉트를 되살리며 “Reunion Tour”에 돌입했다. 이 투어는 2년간 200회 이상 공연되며 Kiss 역사상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투어 중 하나로 기록됐다.
이후에도 갈등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Criss는 자신의 고양이 캐릭터 사용권과 수익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Frehley는 일부 투어에서 대기시간이나 장비 관련 문제로 다시 탈퇴했다.
2020년대에도 Kiss는 Simmons-Stanley 체제로 유지되었으며, Criss와 Frehley는 간헐적으로 게스트 형태로 참여하거나 인터뷰를 통해 상반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 “End of the Road” 투어와 마지막 불꽃 (2019–2023)
2019년 시작된 “End of the Road World Tour”는 팬들과의 마지막 인사를 위한 투어로 기획됐다. 약 4년에 걸쳐 전 세계를 순회한 이 투어는 2023년 12월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의 피날레 공연으로 마무리됐다.
공식적으로 Kiss는 이 공연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으나, 2024년 일부 가상 아바타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무대 복귀 가능성을 언급하며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 유산과 문화적 영향력
Kiss는 단순한 록 밴드를 넘어선 브랜드형 아티스트의 대표 사례다. 3,000종이 넘는 공식 굿즈와 영화, 게임, 테마파크 기획까지 진행하며 상업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증명했다.
2024년 기준, Kiss는 총 음반 1억 장 이상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2014년 록앤롤 명예의 전당에 정식 헌액되었다. “I Was Made for Lovin’ You”는 여전히 광고, TV, 페스티벌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며 대중성과 지속력을 유지하고 있다.
■ 요약 정리
Kiss는 단순한 분장 밴드가 아니다. 무대 위 쇼맨십, 캐릭터 설정, 음악적 정체성, 그리고 비즈니스 전략까지 모든 것을 총동원해 하드록을 세계적 쇼로 만든 아이콘이다. 분장은 지워질 수 있지만, Kiss의 유산은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