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코의 마지막 황혼을 밝힌 전자 사운드, 그리고 미니애폴리스 사운드의 숨은 시작점*


정리 = 디스코 사운드의 정점에서 한 곡으로 전 세계 대중음악사에 강렬한 족적을 남긴 그룹이 있다. 1979년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 리입스 잉크(Lipps, Inc.)는 대표곡 “Funkytown” 하나만으로 1980년대 디스코 열풍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남았다.
“Funkytown”은 빌보드 핫100 차트 1위를 4주간 차지했으며, 전 세계 28개국에서 정상을 기록했다. 이 곡은 디스코의 종언을 알리면서도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대중화에 불을 붙인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 스튜디오에서 태어난 실험적 프로젝트
리입스 잉크는 미네소타 출신의 프로듀서이자 작곡가 스티븐 그린버그(Steven Greenberg) 가 중심이 된 스튜디오 기반 프로젝트였다. 그는 초기 싱글 “Rock It”을 자체적으로 제작했고, 이후 퍼포머와 보컬리스트를 찾던 중 당시 지역 펑크 밴드 Flyte Tyme에서 활동하던 신시아 존슨(Cynthia Johnson) 을 영입했다.
존슨은 1976년 미스 블랙 미네소타 출신으로, 색소폰과 키보드 연주에도 능한 뮤지션이었다. 두 사람의 조합은 곧바로 시너지 효과를 냈으며, 1979년 데뷔 앨범 Mouth to Mouth를 통해 “Funkytown”이 발표되었다.

■ “Funkytown”의 탄생 배경과 성공 요인
“Funkytown”은 그린버그가 “더 활기차고 생동감 있는 도시”로의 이주를 꿈꾸며 작곡한 곡으로, 당시 미네소타의 조용한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싶은 개인적 열망이 반영됐다. 가사 속 “gotta move on to a town that’s right for me”라는 구절은 현실 도피와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갈망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음악적으로는 당시 유행하던 디스코에 신시사이저 기반의 전자음악 요소를 적극 도입해 독창적인 사운드를 구현했다. 반복적인 리프와 댄서블한 리듬, 존슨의 강렬한 보컬 톤은 단순한 디스코 넘버를 넘어, 일렉트로닉 팝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곡은 미국 외에도 영국, 캐나다,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스웨덴 등 28개국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1980년대 초반 글로벌 디스코 신의 정점을 이뤘다. 단일 싱글로만 약 2,0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후 앨범과 존슨의 탈퇴, 그리고 해체
“Funkytown”의 성공 이후 Lipps, Inc.는 Pucker Up (1980), Designer Music (1981), 4 (1983) 등을 연이어 발표했다. 이 중 Ace의 곡 “How Long” 커버는 댄스 클럽 차트에서 4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발표된 앨범들은 미국 내 메인스트림 시장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보였고, 그룹의 대중적 영향력은 점차 약화되었다.
1983년, Cynthia Johnson은 그룹을 떠났으며 Lipps, Inc.는 1985년을 끝으로 사실상 활동을 중단했다. 그룹 특성상 투어보다는 라디오 방송 및 TV 쇼 중심의 활동에 주력했으며, 이는 팬층 확장에 일정한 한계를 가져왔다.


■ 음악적 유산과 미니애폴리스 사운드에 끼친 영향
“Funkytown”은 단순한 히트곡을 넘어 전자 기반 음악이 대중적으로 성공할 수 있음을 입증한 선구적 사례로 평가된다. 이는 이후 Prince, Jimmy Jam & Terry Lewis, Janet Jackson 등 미니애폴리스 출신 뮤지션들의 전자 사운드 개발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Funkytown”의 신스 중심 구조는 1980년대 전반 신스팝(Synth-pop) 과 일렉트로 펑크(Electro-funk) 탄생의 교두보가 되었다는 평이 많다. 또한 이 곡은 셀레나, Pseudo Echo, Alvin and the Chipmunks 등 수많은 버전으로 재해석되었고, TV 광고, 영화, 비디오 게임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삽입되며 지금까지도 높은 회자율을 보이고 있다.
■ 저작권과 법적 쟁점
스티븐 그린버그는 이 곡의 원저작자이자 프로듀서로, 미국 저작권법 203조에 따른 termination right(저작권 회수 권리)을 행사해 레이블과의 권리 재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저작권 수익 일부를 다시 확보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는 저작권 제도의 실제 운영 사례로도 주목받았다.
■ 종합 요약
Lipps, Inc.는 단 한 곡으로 대중음악의 흐름을 바꿨다. “Funkytown”은 단순한 디스코 히트곡이 아닌, 1980년대를 여는 사운드적 선언이자 대중문화의 코드가 되었다. 전자음 기반의 댄스뮤직이 상업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이 곡은 지금까지도 수많은 이들의 플레이리스트에서 회전 중이며, 디스코의 마지막 황혼과 일렉트로닉 시대의 여명을 동시에 상징하는 유산으로 남아 있다.